• [칼럼] 안중근과 요즘 정치인들의 세태 – 영화 『하얼빈』을 보고
  • 역사를 돌아보면,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인물이 있는가 하면, 개인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영화 하얼빈은 대한제국 말기, 국가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안중근 의사의 결단을 중심으로 한 작품입니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을 재현하며,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안중근의 신념과 내면을 깊이 탐구합니다.

    시대의 아픔과 안중근의 신념

    영화는 20세기 초 대한제국이 일본의 침략에 의해 무너져가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독립을 위해 싸우는 의병들, 그리고 그들을 잔혹하게 탄압하는 일본군의 모습은 안중근이 왜 저격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만듭니다. 하얼빈역에서의 저격 장면은 그저 암살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정의로운 심판이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1879년 9월 2일 태어나 1909년 10월 26일, 30세(만 29세)의 나이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습니다. 당시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세 자녀가 있었으며, 평범한 가정에서 가장으로서의 삶을 이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족과의 행복한 삶을 포기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감옥에서도 가족을 걱정하며 마지막까지 편지를 남겼고, 특히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는 아들에게 "대의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는 단순한 전사가 아니었습니다. 감옥에서도 ‘동양평화론’을 집필하며, 단순한 항일운동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고민했습니다. 영화는 그의 인간적인 고뇌와 신념을 깊이 조명하며, 단순한 영웅이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간 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안중근과 현대 정치인의 대비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오늘날의 정치인들과 비교하게 됩니다. 안중근은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오늘날 일부 정치인들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선거철에는 국민을 위하는 듯 행동하지만, 당선 후에는 권력과 이권을 챙기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은 공적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국민의 세금을 개인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데 사용하며 도덕성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해이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을 흔들고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국가적 위기는 대부분 이러한 정치인들에 의해 초래된다는 점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외세의 침략과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큰 위협은 내부의 부패와 무능이었습니다. 대한제국이 일본에 의해 국권을 빼앗긴 것도, 당시 지도층이 부패하고 무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이 피땀 흘려 일군 국가의 자원을 특정 세력이 독점하고, 정책 결정이 국민이 아닌 일부 권력자들의 이익에 따라 좌우될 때, 국가적 위기는 더욱 심화됩니다.

    안중근 의사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에도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일부 정치인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기는커녕 국가와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사유물처럼 다루며, 권력을 남용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안중근 의사가 꿈꿨던 국가는 이런 모습이었을까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안중근의 정신

    영화 하얼빈은 단순한 독립운동 영화가 아닙니다. 이는 한 인간이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이야기이자,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건 결단의 서사입니다. 웅장한 스케일과 깊이 있는 감정선, 역사적 고증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강한 울림을 줍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단순한 감동을 넘어 우리가 안중근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남습니다. 지금의 정치인들은 과연 그 뜻을 따르고 있는가? 권력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삼는 이들에게, 안중근의 희생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우리는 안중근이 바랐던 국가를 실현해 가고 있는가? 오늘날 정치권을 보면 그 답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국가적 위기는 정치인들의 부패와 무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치가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모두가 다시금 깊이 새겨야 할 때입니다.
  • 글쓴날 : [25-02-01 18:44]
    • 김송희 기자[opinionvie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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