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비오 미 국무장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불참…젤렌스키 "크림반도 양보 불가"
  • 미국과 유럽의 외교적 노력에 제동…트럼프의 중재안에 우크라이나 강경 거부
  • 미국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휴전 협상 차기 회의 참석을 전격 취소했다. 이에 따라 협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핵심 중재안을 거부한 직후 나와, 협상 전망에 더 큰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의 불참이 회의 자체에 대한 입장 표명은 아니라며 "일정상의 문제"라고 설명했지만, 외교적 상징성과 실질적 참여라는 측면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로 해석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차 협상에는 참석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발언해 협상 지속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휴전안에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인정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불허 등의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이를 전면 거부하며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의 불법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우리 헌법에 반하는 일이며,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으나, 최근에는 “양측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개입을 보류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난 일요일에는 SNS를 통해 “이번 주에 협상이 가능하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측에서는 루비오 장관 대신 특사인 키스 켈로그 장군이 런던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의 참석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위트코프 특사는 올해 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 차례 회동했으며, 이번 주 말 모스크바를 다시 방문할 계획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주말 부활절을 맞아 하루 동안의 휴전을 선언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평화 제스처를 보였고,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민간 인프라 공격 중단을 전제로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 측과의 양자 간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휴전 제안에 “논의할 여지가 있는 세부 사항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전면 휴전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며 철통 같은 지지를 재확인했다. 스타머 총리는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의지 있는 국가들의 연합’을 구성해 평화협정 체결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런던 회의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이 참석하며,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불참할 예정이다. 유럽 외교관들은 이번 회의가 "중재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중요한 기회"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불참으로 기대감은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 글쓴날 : [25-04-24 19:25]
    • 탁영환 기자[maru43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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