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는 5·18민주화운동 제45주년을 맞아, 5·18사적 제11호인 ‘옛 광주적십자병원’을 오는 5월 3일부터 31일까지 한시적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폐쇄된 이후 11년 만이다.
개방 구간은 ▲전면 주차장 ▲응급실 ▲1층 복도 ▲중앙현관 ▲뒷마당 등으로, 관람객 안전과 효율성을 고려해 일부 공간만 공개된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오후 1시 30분 이후에는 5·18기념재단 소속 ‘오월해설사’가 현장에서 무료 해설 서비스를 제공한다.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부상자 치료와 자발적 헌혈이 이어졌던 상징적인 장소다. 1996년부터 서남대학교병원으로 운영되다가 2014년 문을 닫았고, 이후 2020년 7월 광주시가 사적지 보존을 위해 매입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광주시는 관련 단체와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TF)을 통해 보존 및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개방은 ‘2025 광주 방문의 해’를 준비하는 광주시의 역사문화관광 콘텐츠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요 배경지라는 점을 부각시켜, 광주관광공사의 특화 관광상품 ‘소년의 길’ 및 5·18기념재단의 ‘오월길’ 해설 프로그램과 연계할 방침이다.
개방 기간 동안 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멈춘 공간의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5·18 당시 헌혈과 부상자 치료 장면을 담은 사진, 병원의 역사, 관계자들의 증언 영상 등이 소개된다. 또한 관람객이 공간의 의미를 직접 체험하며 미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도 마련된다.
광주시는 이번 개방행사 종료 후 관람객 반응과 운영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유휴공간의 지속적 활용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단체·전문가·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건물과 부지 전체에 대한 중·장기 활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뒷받침할 국비 확보에도 힘쓸 계획이다.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은 “5·18 사적지를 통해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시민과 공유하고, 그 의미를 미래세대에 계승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며, “이번 전시가 기억과 공감, 그리고 참여를 이끄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