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1·6 옹호자' 마틴 워싱턴 연방검사장 지명 철회
  • 공화당 내 반발 확산…반유대주의자와의 연루가 결정타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 의사당 폭동 가담자들을 공개적으로 옹호해온 에드 마틴 워싱턴 D.C. 연방검사장 대행의 정식 지명을 전격 철회했다. 공화당 상원의 핵심 인사들이 잇달아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상원 인준 전망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마틴 대행은 미주리 출신의 보수 성향 정치 활동가 출신으로, 검찰 경력이 전무함에도 지난 2월부터 임시직으로 워싱턴 연방검사장직을 맡아왔다. 그동안 1·6 폭동 수사팀을 해체하고, 민주당 정치인과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한 보복성 수사를 주도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그가 과거 아돌프 히틀러 복장을 하고 유대인을 비하한 만화를 그리는 등 극우 성향으로 잘 알려진 1·6 폭동 참가자 티모시 헤일-쿠사넬리와의 반복적 접촉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원 내 반발이 격화됐다. 마틴은 헤일-쿠사넬리를 “탁월한 지도자”라고 칭송한 바 있다.

    상원 법사위원회의 공화당 중진인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7일 “마틴의 과거 언행은 지지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고, 위원회는 결국 찬반 동수가 되어 지명안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좋은 인물을 다시 찾을 것”이라며 지명을 철회했다.

    마틴은 지명 철회 직전까지도 “Fight, fight, fight(싸워라, 싸워라, 싸워라)”라는 글을 SNS에 남기고 시편 23편을 인용하며 저항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그의 재직 기간 내내 워싱턴 검찰청 내부는 혼란에 빠졌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돼 1·6 수사를 맡아온 검사 20여 명이 집단 해고됐고, 마틴은 상부 보고 없이 정치적 수사를 지시하거나 내부 규정을 무시한 인사 교체를 강행했다.

    법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틴은 민주당 지도부를 기소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배심 소집을 추진하거나, 트럼프의 정치적 반대자에게 ‘소환장 없이’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공직윤리 위반 논란도 빚었다.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은 워싱턴 D.C. 변호사협회에 마틴의 윤리 위반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한편 마틴은 자신이 이사로 있었던 극우 성향 단체 ‘패트리엇 프리덤 프로젝트’가 1·6 피고인들의 법률비용을 대는 데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틴에 대해 “법무부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 중 하나”라고 언급했으나, 상원에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마틴이 인준 없는 백악관 보좌관직이나 법무부 내 비확정직으로 다시 기용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직 연방검사장의 임기는 오는 5월 20일 만료되며, 후임 지명자가 없을 경우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의 판사단이 차기 검사장을 지명하게 된다. 해당 법원의 수석판사인 제임스 보스버그는 트럼프 관련 주요 소송을 다뤄온 인물로, 트럼프 진영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글쓴날 : [25-05-09 20:37]
    • 김송희 기자[opinionvie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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