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 아래의 전쟁: 대만 침공론은 내부합의인가, 권력투쟁의 부산물인가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시진핑 주석은 이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명분으로 대만 통일을 역사적 사명으로 규정했고, 인민해방군은 그에 발맞춰 실전 대비 훈련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군 내부에선 이에 대한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 무력 침공 준비가 곧 전폭적 합의는 아니며, 최근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실각설은 무력통일론이 군 내부에서조차 논쟁적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이는 단순한 정책 갈등이 아니라, 시진핑 체제 내부의 권력투쟁과도 맞닿아 있다.
전략 구도: 장유샤의 ‘강경파’ vs 허웨이둥의 ‘현실주의’
중국 군부는 두 개의 주요 계열로 나뉜다. 하나는 장유샤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이며, 다른 하나는 허웨이둥이 대표하는 현실주의적 노선이다. 장유샤는 육군과 공군, 군산복합체와 밀접하며, 단기적 기습 침공과 고강도 압박 전략을 선호한다. 반면 허웨이둥은 대만 해협을 담당하는 동부전구 출신으로, 해군과의 연계가 강하고 전쟁의 현실적 비용과 미국 개입 가능성을 감안해 신중한 접근을 취해왔다. 장은 공세적 무력전략을 지지하는 반면, 허는 장기전 리스크와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제한적 억제 전략을 선호했다.
숙청과 권력지도 재편: '침공 준비'인가, '강경파 장악'인가
중국군의 최근 고위층 숙청은 단순한 부패 척결을 넘어선다. 로켓군 지휘부의 해체, 먀오화 정치공작부 주임의 실각, 그리고 허웨이둥 부주석의 잠적은 모두 하나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는 장유샤 계열 강경파의 급부상과 함께, 군 전략 노선이 전면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진핑이 주도한 이 숙청은, 실은 무력 침공론에 회의적인 현실주의 세력의 제거를 통해 강경 전략에 대한 내부 저항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금 중국 군부는 군사 전략이 아니라 정치 권력의 구도 속에서 재편되고 있다.
군부 내부 회의론: 전략적 병목과 경제적 리스크 인식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 전체가 대만 침공에 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군 내부에는 상륙작전의 물리적 한계, 미·일 연합의 개입 가능성,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에 대한 경제제재 우려, 그리고 인민해방군의 실전 경험 부족이라는 현실적 이유로 무력 충돌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인사들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동부전구 출신 지휘관들과 작전 실무자들 사이에선, 실전 발생 시 막대한 비용과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준비는 하되 실행은 말라"는 회의적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들은 시진핑의 정치적 지시와 전략적 판단 사이에서 충돌을 겪고 있었다.
결론: ‘침공 준비’는 있어도 ‘내부 합의’는 없다
중국은 분명 대만 침공을 대비하고 있으며, 시진핑 체제 하에서 그 시계는 점차 앞으로 당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준비는 군부 전체의 전략적 합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강경파의 권력 장악과 현실주의자의 퇴장을 통해 조성된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허웨이둥의 실각은 그 자체로 ‘전쟁 회의론’ 세력의 붕괴를 의미하며, 동시에 시진핑과 장유샤가 이끄는 강경 노선이 군 전체를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중국 군부는 명령에 따라 침공을 준비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전략적 이견이 존재하며, 이는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새로운 균열을 낳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