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앤젤레스, 이민단속 및 해병대 배치 반대 시위 확산…뉴섬 주지사 "트럼프 행정부의 해병대 배치는 불법"

  •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단속과 군 병력 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10일(현지시간) 밤, 로스앤젤레스(L.A.) 도심 곳곳으로 확산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날 폭력 사태가 발생했던 지역은 다소 잠잠해졌지만,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경찰은 시위대 일부를 체포하고 있다.

    이날 밤, 시위대는 시청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한 후, 일부는 리틀도쿄 지역으로 행진하며 경찰의 감시를 받았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를 해산시키기 위해 섬광탄과 고무탄을 사용했으며, 인근 연방청사 주변에는 방화된 자율주행 차량이 치워지고 낙서가 제거되는 모습이 목격됐다.

    시위는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짧은 충돌이 발생했다. LAPD는 월요일 밤 일부 체포를 진행했으며, 금요일 이후 약 15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폭동 선동자(insurrectionists)”로 규정하며, 1807년 제정된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의 적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법은 대통령이 국내 소요 사태에 대해 현역 군인을 동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이날까지 L.A. 지역에 배치된 연방 병력은 총 4,000명의 주 방위군과 700명의 해병대 병력으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들 병력이 시위 현장에 적극 개입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해병대는 필요하지 않으며, 대통령은 공포와 분노를 확산시켜 국민을 더욱 분열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병대 배치를 “불법”이라 규정하고, 배치를 막기 위한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주정부가 주 방위군 배치에 반대해 제기한 소송과 유사한 형태다.

    한편, 지난주 이민단속 과정에서 체포된 노동조합 지도자 데이비드 후에르타의 석방을 지지하는 시위도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그는 5만 달러의 보석금으로 이날 석방됐다.

    시위에 참여한 일부 시민은 1세 또는 2세 이민자로, 이민자 공동체와 가족들을 향한 연대의 의미로 거리로 나섰다고 전했다. 월요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구금된 가족의 사진을 들고 나와 “연락이 전혀 되지 않는다”며 실종 상태에 가까운 상황을 호소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조치가 미국 내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가운데, 군 병력의 국내 투입 여부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충돌이 이어질 전망이다.
  • 글쓴날 : [25-06-10 15:36]
    • 장훈남 기자[opinionvie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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