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란의 원유 및 천연가스 인프라를 정밀 타격하면서 세계 경제가 심각한 충격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공격은 중동 지역을 넘어 국제 원유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의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이란 정권을 실질적으로 괴멸시킬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 국제유가 폭등 조짐…호르무즈 해협 불안 고조
이스라엘은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의 정유시설, 수출 항구, 천연가스 저장시설 등을 목표로 공습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했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 매장량 상위권 국가로, 공식·비공식 경로를 통해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원이 봉쇄될 경우, 에너지 수급에 대한 불안은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경제 충격파…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 우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단순한 에너지 가격 급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정태훈 교수는 “원유 및 가스 가격 상승은 제조업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전 세계 소비자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압박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이미 고물가 상황을 겪고 있는 국가들의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원자재 및 물류비 증가로 공급망 위기 재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이란 괴멸?…“물리적 타격만으론 불가능”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정밀 타격이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된다. 그러나 중동 전문가들과 군사 분석가들은 이란 체제의 구조적 특성상 단기간 내 괴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란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중심으로 한 종교 권력과 혁명수비대(IRGC), 민간정부의 삼중 권력구조를 갖고 있으며, 주요 군사 및 핵시설은 지하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외부의 군사적 공격은 오히려 내부 결집 효과를 불러일으켜 정권의 통제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 중동 고립 자초 우려…아랍권 내 반감 확산
특히 이번 공격은 이란과 직접적인 적대 관계에 있지 않은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전략적 실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등은 이란의 핵 개발에는 우려를 표하면서도, 자국 내 친이슬람 여론을 의식해 이스라엘의 일방적 군사행동에 대해 공개 비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넘어 "중동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위"로 인식될 경우, 아브라함 협정으로 어렵게 구축된 이스라엘-아랍국 협력 구도에 금이 갈 수 있다고 분석한다.
■ 서방 동맹국도 불만…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압박 고조
이번 공습은 미국과 유럽 등 이스라엘의 전통적 우방국들에게도 상당한 외교적 부담과 경제적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원유 및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은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 국가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으며, 일부 서방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자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는 사설에서 “이스라엘의 무모한 공습은 유럽 시민들의 난방비와 물가에까지 불똥을 튀게 하고 있다”며 “전략적 우군으로서의 자제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독일의 한 외교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는 이해하나, 서방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방식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중동 내에서뿐 아니라 서방 세계에서도 외교적 신뢰를 훼손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전에 있어 정치·경제적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지정학적 파장…중동 전면전 우려도
이번 공격으로 인해 중동 지역 전체가 전면전에 휘말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민병대 등 여러 대리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통한 보복 공격이 본격화될 경우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도 전장에 끌려들 가능성이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파견했으며, 중국과 러시아도 이란을 외교적으로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정학적 불안은 더욱 고조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사태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외교 채널 가동에 나서고 있다.
■ 결론적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은 단기적으로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약하고 세계 에너지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으나, 이란 정권을 괴멸시키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오히려 이번 사태는 중동 전체를 장기적 불안정 상태로 몰아넣고, 이스라엘이 아랍권과의 관계는 물론, 서방 동맹국과의 외교 신뢰마저 잃을 수 있는 외교·전략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