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6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정예 쿠드스군(Quds Force)의 지휘본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스라엘과 이란 간 수십 년간 지속돼온 갈등 가운데 가장 격렬하고 치명적인 충돌이 4일째로 접어들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격과 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양측 민간인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기보다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에서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 등 100여 곳을 밤사이 타격했으며, 특히 핵시설과 군사기지를 넘어 이란의 경제 기반인 에너지 산업 시설까지 공격 범위를 확대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테헤란 상공에서의 작전 자유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란의 방공망 일부는 여전히 작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이에 대응해 대규모 탄도미사일을 쏘아 반격에 나섰고, 이스라엘 내 최소 3곳의 주거지역을 타격해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은 밝혔다. 이 가운데 5명은 텔아비브 인근 페타 티크바 시에서, 나머지 3명은 북부 지역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현재까지 자국 내에서 224명이 사망하고 1,4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최소 24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약 60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이 사실상 전시 상태에 돌입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측은 자발적인 중단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공습이 이어지자 도심 외곽 도로에 탈출 차량이 장사진을 이루는 등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 시민들은 “이전에도 이스라엘과의 충돌은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양상이 다르다”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주 금요일 공습 개시 이후 레바논 헤즈볼라 지도부 제거 작전에서 사용했던 전략을 이란에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공격으로 이란 고위 지휘관들이 다수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 재개도 큰 타격을 입었다. 당초 16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던 회담은 전면 취소됐고, 이란의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외교단과의 면담에서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약속에는 여전히 열려 있으나, 민간용 우라늄 농축 권리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의 공습 여파로 자국 민항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해외에 발이 묶인 자국민 수만 명이 귀국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는 일부 전세기를 준비하고 있으나 이들 항공편이 가동되기까지는 최대 3일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충돌이 중동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주요 서방 국가들의 중재 노력이 향후 사태 진정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