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 연준 의장에 또 압박…“파월, 고집불통 노새…사임했으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내며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가 원한다면 나는 그가 사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고집불통 노새(stubborn mule)”라고 부르며, “트럼프 증오 증후군(Trump derangement syndrome)에 걸린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어리석은 사람이며, 우리 국가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강도 높은 공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즉각적으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해왔다. 그는 금리 인하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의 대출 비용을 낮추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하려는 입장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임기에서 대규모 감세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국채 발행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기준금리가 4.25~4.5% 수준으로 높은 상태여서 차입 비용이 커져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즉시 2.5%포인트 인하하면 국가 부채 이자 비용을 “수십억 달러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고용 유지를 위해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하는 기관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 주 의회 청문회에서 “정치적 압력은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모든 결정은 경제 지표를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과 파월 의장을 지속적으로 흔들고 있다. 그는 과거에도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는 시도를 시사했지만, 최근 대법원은 대통령에게 연준 의장 해임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이사 임기는 2032년까지로, 의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파월 의장 후임으로 3~4명의 후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력 후보에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케빈 해셋 대통령 경제고문 등이 포함됐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나는 워싱턴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갖고 있지만, 대통령이 원한다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일부 트럼프 지명자들이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며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셸 보우먼 이사는 최근 규제 담당 수장으로 승진했고,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누군가가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올리려고 한다면, 나는 그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확약한 인물을 의장으로 앉히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압박이 연준의 독립성과 금융 시장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만약 연준 의장 교체 시기가 지나치게 앞당겨질 경우, 시장 혼란과 정책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 글쓴날 : [25-06-28 22:54]
    • 탁영환 기자[maru4300@naver.com]
    • 다른기사보기 탁영환 기자의 다른기사보기